곰베싸 III 엑스퍼디션

Blancpain GombessaIII Expedition

제 머리는 별이 아닌 얼음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게다가 삽으로 한 대 맞으니 1m 깊이 속 얼음덩어리에 갇힌 신세,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얼음 결정의 늪에 갇혀 있는 험난한 현재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1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m 미만의 수중에 머리를 처박는, 하루 반나절의 굴욕적인 준비 과정! 다시 반복...아침에 도착하니 그 전날 3m 얼음에 구멍을 뚫어 만든 표면에 얇은 얼음층이 생겼습니다. 물 속에서 여전히 떠다니는 얼음덩어리를 제거하니 마침내 검푸른 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렇게 작은 입구를 통해 다이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혼자 이 통로를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손과 무릎, 발꿈치와 핀(오리발) 끝을 붙이고 아래를 향해 간신히 움직였습니다. 마침내 좁은 입구를 통해 들어갔을 때, 저는 얼음덩어리가 표면에서 본 것처럼 단단하고 평평하지 않다는 점을 알아챘습니다. 그것은 두꺼운 얼음층이었고, 제가 하강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아르키메데스 원리에 따라 수백만 개의 작은 결정이 떠다니면서 우리가 방금 뚫은 깊은 물 속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누군가는 거인이 가라앉은 물을 거꾸로 들어 올려 위에서부터 이 점성 물질을 제거하는 상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잠깐 아래로 내려가 탐사를 시작하면서 제 뒤를 따라 곧 들어올 동료를 기다릴까 생각했지만, 안 좋은 생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늘어가는 얼음덩어리들이 단 하나뿐인 출구를 막으려 한다는 생각이었죠! 약간의 주저도 없이 저는 포기하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약 1m 정도의 세 번째 구멍이 얼음덩어리 죽처럼 이미 막혔습니다.

간신히 어렵게 한 손을 들어 올려 팔을 반액질, 반고체 물질을 팔로 밀면서 겨우 한 손을 들어 올렸지만, 어깨까지 올라왔을 때 더는 높이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다른 손으로 조끼를 부풀려서 더 높이 올라가고자 했으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로프를 설치했었죠. 저는 끌어당기려 했지만, 구멍이 너무 좁아서 팔을 몸 옆에 붙여야만 했습니다. 1cm씩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상황은 점점 위험해졌습니다. 더 높이 올라가려 할수록, 끈적이는 얼음덩어리 속에 점점 더 갇히게 되었습니다. 이때쯤 저는 얼음에 갇혀 반은 기절한 상태였습니다. 두개골 외상을 얻었기 때문에 세드릭에게 제가 표면에서 불과 수십 센티미터 아래 있다는 점을 알려줄 수 있었지만, 두꺼운 “얼음 죽” 아래에 갇혀 꼼짝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손을 잡는 동시에 누군가 로프를 끌어당기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드디어 밖으로 올라왔고 안도감이 밀려왔어요! 손을 꼭 잡고 떨어지려고 하는 마우스피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턱도 꽉 다물었지요. 몇 초 후에 저는 마침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남극에서의 다이빙에 있어서 쉬운 점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쏟아부은 노력만큼이나 한계가 너무나 많아 땅 위에서의 모든 순간이 지치고 무력감을 극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매일매일 물로 들어가기 전에 6시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때로는 다이빙 현장까지 도착하는 데만 몇 시간이 소요됩니다.

Gombessa III expedition Laurent Ballesta

그리고 복장에 관한 문제도 있습니다. 방한용 내의, 전기 가열식 바디수트, 두꺼운 플리스, 마지막으로 네오프렌 소재의 방수복까지 네 겹의 복장을 갖춰 입어야 합니다. 여기에 후드, 언더 후드, 가열식 장갑, 보호용 방수 장갑, 핀(오리발), 16kg의 무게, 히터 배터리, 수중 호흡기, 백업 가스 실린더, 그리고 사진 장비 또한 더해져야 합니다. 우리는 마치 우주비행사처럼 보이지요. 버블 헬멧만 빼면요! 응급 의사인 마누의 소중한 도움을 받아 한 시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마침내 90kg에 달하는 장비를 등에 지고 얼어붙은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차가운 물이 얼굴을 날카롭게 스쳐가고 약간의 노출된 피부는 마비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추위는 고맙게도 다이빙이 시작되고는 더 이상 고통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아닙니다. 작년 내내 우리는 기존 잠수복의 단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잠수복 제조사와 함께 기존 옵션을 개선했습니다.

수중 온도는 –1.8 °C에 다다르며, 칼로리 소모 속도는 매우 빨라집니다. 물속의 추위는 너무도 매서워서 가벼운 동상이 생기기 전에 저체온증으로 이어집니다. 잠수복이 없다면 10분 이내에 사망할 것입니다. 장비가 있기 때문에 몇 시간, 정확하게는 최대 5시간까지 물속에서 견딜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위 속에서 도전은 이루어낼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일단 물에 들어가면 바닷속 밝은 빛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모든 난관을 이겨내면 장관이 펼쳐집니다. 투명한 물속은 사진작가에게는 축복입니다. 얼음으로 이 특별한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얼음 때문에 빛의 양이 줄기는 하지만, 사진 퀄리티는 개선됩니다. 얼음덩어리 속의 물은 미광이 빛을 전달하는 입자들을 방해하지 않으므로 다른 어느 곳보다도 투명합니다.

Gombessa III Expedition

갈라진 틈이나 막힌 구멍 사이로 빛의 우물이 여기저기 생기고 수중 풍경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미약하지만 놀랍고, 섬세하지만 날카로운 빛의 매혹적인 모습입니다. 이토록 참을 수 없는 온도에서 이러한 광선은 사진작가의 눈에 온기를 더해주는 열원과 비슷합니다. 매혹적인 광선에 넋을 잃고 다시 한번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잠시나마 잊게 됩니다. 몇 주 후, 우리는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다이빙을 위한 준비는 더욱 간소화되지만, 여전히 오래 걸립니다. 다이빙 시간도 더 길어지고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더 깊이 들어갈수록 “육지”와 “바다”의 대비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육지에서는 삶을 제한하는 가혹한 환경이지만, 수중에서는 연약하고 섬세한 것처럼 보입니다. 누군가는 어쩌면 열대 지방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극지 사막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풍요로운 동물 세계를 마주합니다. 대부분은 그 지역 고유의 동물 종들입니다. 이 특별한 생명체들은 3,500만 년 전 고립된 남극 바다에 성공적으로 적응했습니다.

얼음덩어리 속의 물은 미광이 빛을 전달하는 입자들을 방해하지 않으므로 다른 어느 곳보다도 투명합니다.

해양 생물에게는, 특히 유독한 염분 농도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육지에서의 삶은 위협적이므로, 더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갈수록 생물 다양성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10m에서 15m 깊이로 들어가면, 다시마 숲이 풍경을 압도합니다. 약 4m 길이의 독특한 잎이 특징인 다시마는 위풍당당하면서도 소박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여러 남극해 왕 불가사리(Macroptychaster accrescen) 또는 따뜻한 바다에서 볼 수 있는 불가사리보다 훨씬 더 큰 직경의 약 40cm에 달하는 불가사리는 물론, 바다 거미(Colossendeis megalonyx), 남극의 바다거미목 또는 거미와 비슷한 모습을 한 전형적인 거대한 바다 거미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양 절지동물인 바다 거미는 전 세계 바다에서 발견되지만, 온화한 열대 지방에서 다이빙할 때는 오직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희귀종만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 거미 사이즈가 늘어나 수십 센티미터에 달하는 곳은 남극해밖에 없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다 거미 몸의 크기는 한정적이어서 내장 기관이 모두 다리에 있습니다. 50m 깊이에서는 빛이 부족해 조류가 자라지 못하므로 바다조름 생물로 가득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이곳에서는 히드로가 두꺼운 카펫 같은 층을 형성합니다. 작은 코키유 생자크의 한 종류인 가리비가 무수히 펼쳐진 장소들도 있습니다. 이 가리비가 10cm 너비로 자라기까지 9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남극에서는 모든 것에 시간이 걸립니다. 이 정도 깊이에 도달하면 바다나리류(Promachocrinus kerguelensis)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불가사리와 비슷한 종으로 줄기를 통해 해저에 붙어 있으며, 이들은 깃털로 덮인 15개의 팔을 물결처럼 휘저으면서 이동합니다. 또한 바다나리류는 부속기관을 통해 플랑크톤이 풍부한 물을 여과할 수 있습니다. 해저에서 걷는 것처럼 수영할 수 있는 바다 무당벌레와 비슷한 남극의 거대한 등각 갑각류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70m 깊이 그 아래로는 다양한 생물들이 공생합니다. 단 1m² 사이즈 안에서 고르곤 산호, 조개류, 부드러운 산호, 해면과 작은 물고기 등, 무수히 많은 종이 함께 살아갑니다. 누구도 열대의 산호초를 연상시키는 놀랍도록 다양한 풍경과 컬러, 울창한 식물로 가득한 해저 정원 사진을 남극에서 촬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모든 무척추동물, 식물 형태의 이러한 동물들은 거대한 규모를 이루었으며, 이들을 방해하는 것이 없다면 굉장히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무한한 성장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환경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파괴됩니다. 적응력이 뛰어나며 성장 속도가 느린 이러한 생물들이 어떻게 현재의 기후 변화를 견뎌낼 수 있을까요?

다이빙은 감각을 마비시키는 루틴으로 이루어집니다. 얼음 상태는 빠르게 변하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면적의 정도를 고려하여 이를 표시해야 합니다. 우리는 바다표범이 숨을 쉬러 나올 때 송곳니로 파놓은 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갑니다. 나오는 구멍도 필요합니다. 남극 지방에서 모든 다이버들은 얼음덩어리 아래에서 길을 잃고 다시 올라오지 못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는 빛이 부족할 때도 볼 수 있도록 밝은 노란색으로 빛을 발하는 덩굴 가닥을 사용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만의 표식이며 다이버들은 여기서 절대 멀리 떨어지지 않습니다. 웨델 바다표범은 아리아드네의 실 없이도 어떻게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마도 그것은 지구의 자기장과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종의 나침반 역할 덕분일 것입니다. 우리는 물속으로 들어가 살아오면서 봐왔던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견합니다. 물속에서 얼음은 노란색, 초록색, 주황색을 띱니다. 무대 뒤의 장식이 무지개라고 할 만합니다.

Gombessa III

곰베싸 III

남극 지방에서 모든 다이버들은 얼음덩어리 아래에서 길을 잃고 다시 올라오지 못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GOMBESSA III Expedition

미세조류는 다양한 컬러의 바닷속 배경을 만듭니다. 이것은 전조와 비슷합니다. 이들의 예상치 못한 매혹적인 컬러는 또 다른 세계로 가는 문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관이 시작된 후, 아래쪽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평범한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 분명합니다. 색상이 화려한 조류는 더 깊은 물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잔혹한 놀라움에 대하여 부드러운 경고를 알리는 보초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우리는 대혼란의 얼음 속, 진정한 미로 속에 있습니다.

구멍으로 돌아오면서 어미 바다표범과 새끼 바다표범의 머리를 보았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이들이 물 속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이들이 다양한 컬러의 미로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오랫동안 지켜봅니다. 배경은 마치 동화 같았으며, 어떤 사람은 어쩌면 공상과학 동화의 배경에 둘러싸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과 동물의 대비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무거운 장비를 가지고 물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이미 너무나도 어렵지만, 웨델 바다표범은 쉽게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900m 깊이를 다이빙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너무도 쉬운 일이지요.

Gombessa III

탐험이 거의 끝나가고 모든 다이빙이 의미 있지만, 이번은 특히나 제 마음속에 소중하게 남아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쥘 뒤몽 뒤르빌의 가장 먼 지점인 노르셀 리프에서의 시간을 꿈꿔왔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노르셀 리프는 빙원과 나란히 있었습니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망망대해에 있어 차량으로는 갈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헬리콥터를 타고 그곳에 갔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보존된 이곳은 바다 한가운데 돌이 높이 솟아있는 형태로, 작은 빙원에 덮여 있으며 200m 깊이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 위를 비행하는 것은 정말 장관입니다. 돌로 둘러싸여 빙산으로부터 보호되는 이곳은 한 번도 얼음으로 손상된 적이 없습니다. 이곳의 삶은 보호되어야 하며 풍요롭게 성장해야 합니다. 헬리콥터가 우리를 내려주었을 때, 베이스에서 10km 이상 떨어져 있었고 거대한 빙산에 둘러싸인 채 대륙을 바라보며 바다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정말 특별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두가 이전에 누구도 다이빙한 적이 없는 이곳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진정한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세드릭이 체인 톱을 잡고 사다리를 고쳐 다시 올라갈 수 있도록 얼음 계단을 만들었습니다. 바깥은 0°C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온화하고 아늑했습니다. 여름이 오고 있지만, 물 속은 여전히 –1.8 °C로 얼음처럼 차가웠습니다. 우리는 얼음 다이빙대에서 점프했고 의사 마누가 크로노미터를 작동시켰습니다. 우리는 3시간 반 동안 또 다른 세상, 즉, 남극의 수중 세계 속으로 여정을 떠났습니다. 다이빙할 때마다 우리는 이전에 한 번도 촬영된 적 없는 세계를 경험했고 그곳의 생명체와 함께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발견에도 불구하고, 가장 신경 쓰이는 점은 바로 우리가 주제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으며 여전히 수많은 수중 풍경과 처음 발견된 종이 있을 것이라는 직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전혀 지루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여정은 너무도 강렬해서 전체 탐험이 마치 50일간 이어진 한 번의 다이빙처럼 느껴졌습니다. 끝이 없는 여정을 생각하고 장비를 준비하는 긴 초반의 시간들을 거쳐 탐험을 시작하는 데까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일단 물속으로 잠수한 순간부터는 다이빙, 프리-다이빙, 포스트-다이빙으로 이어지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집약적이고 끈질긴 과정이 돌이켜 볼 시간조차 없는 깊고 짧은 수면과 함께 멈추지 않고 쭉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오직 작은 관점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Gombessa III Expedition Laurent Ballesta

이러한 놀라운 일련의 과정들은 제게 유일하고 지속적인 잠수, 즉, 생생한 경험이 이어지는 것이 아닌 마치 단 하나의 밀도 높은 작은 삶의 조각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집념과 위험은 초월성의 측면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촬영 조건이 가장 어려워지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저는 최선을 다합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얼음덩어리 아래에 갇힌 기분, 빛의 부족, 모든 생명체가 모습을 감춘 깊은 물 속, 모든 것이 엄청난 도전입니다. 사실 고립되는 만큼 더욱 매혹적이므로 모든 촬영이 힘들게 진행됩니다.

다이빙을 위한 장비 무게 또한 팀이 결속하도록 도와주므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토록 많은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누군가와 가깝고 친밀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지쳐서 그 기분에 압도당할 때, 포기하고자 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머릿속에 떠오르면, 해결책은 바로 팀에 있습니다. 이들은 부드럽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 반대로 농담을 늘어놓으며 힘을 실어줍니다. 때로는 바보 같은 짓이 서로를 섬세하게 끌어주는 힘이 되며, 그룹 구성원을 놀리는 것이 때로는 다른 사람을 격려하기도 합니다. 다이빙은 고통스럽지만, 언제나 보람 있는 일이므로 “그만한 가치가 있다”라는 말은 그 어느 때보다도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현입니다. 우리가 촬영한 이미지는 특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분명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오른 사람보다 이곳을 다이빙한 사람이 훨씬 더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진은 한 번도 촬영된 적 없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도전은 다이빙 그 자체보다 수중 촬영과 더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실제로 살아가는 곳이라기보다는 살아남아야 하는 이런 혹독한 환경의 중심에서 바다는 매혹적이지만 사람과 같은 영장류가 살기 힘든 곳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다이빙이란 과연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욕망과 호기심, 탐험에 대한 열정을 위해 이러한 다이빙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남극에서는 거짓으로 열정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어떤 누구도 열의를 가지지 않고는 이토록 험난한 남극의 물 속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극한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존의 아이디어는 이제 잊으세요. 남극의 수중에는 편안한 삶도 화려한 환경도 없습니다.

어떤 곳과도 다른 환경이 펼쳐집니다. 말할 수 없이 혹독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밝은 부분도 찾을 수는 있습니다. 단지 그런 부분이 부족하고 감지하기 어려울 뿐입니다. 인공적인 즐거움으로 가득하고 인구가 밀집되어 서로 무한히 연결된 이러한 세상에서 고독과 고립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귀한 경험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남극은 이러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선물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며 어느 정도의 고통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손과 발, 사지가 모두 얼어붙고 모든 감각을 상실하는 이 힘든 다이빙 과정에서 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내면의 감정은 끊임없이 끓어오르기 때문입니다. 깊은 물 속에서 모든 삶과는 동떨어진 생명체를 발견했을 때, 인간의 생존에 관한 냉혹한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탐험가의 정신을 경험하게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작은 세상에서 세 번째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우리가 여전히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처음으로 관찰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 인간의 손과 다이빙 핀이 닫지 않는 극지방의 깊은 물속에서는 그럴 수 있습니다. 당신은 웃을지 모르지만, 남극에서 다이빙할 때, 우리는 바로 그 기분을 느낍니다! 이런 이유로, 여러분도 남극의 세계에 몰입할 때 우리와 같은 기분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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